서 론
폐쇄수면무호흡(obstructive sleep apnea, OSA)은 수면 중상기도의 완전 또는 부분적 폐색으로 인해 반복적인 호흡 정지가 발생하면서 저산소증, 고이산화탄소혈증, 각성이 유발되어 야간 또는 주간 증상이 나타나는 수면 관련 호흡장애이다[1]. OSA는 흔한 수면질환으로 유병률이 4%-6% 정도로 보고되어 있으며[2], 국내 연구에서도 성인 남성 4.5%와 여성의 3.2%가 OSA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3]. OSA는 국제수면장애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Sleep Disorders-3) 기준에 따라 진단하며, 수면다원검사에서 호흡장애지수(respiratory disturbance index)가 5 이상이면서 관련 증상이나 합병증이 있을 때 진단한다[4]. 또한, 환자에게 관련 증상이 없더라도 호흡장애지수가 15 이상이면 OSA로 진단할 수 있다.
OSA의 증상은 다양하게 발현하는데, 크게 야간 증상과 주간 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5]. 야간에는 코골이, 숨막힘, 숨 멈춤, 잦은 각성으로 인한 수면 분절, 수면 유지 불면증, 야뇨, 발한이 발생할 수 있다. 주간에는 다른 원인이 없는 과도한 졸림 외에도 피로, 오전 두통, 기억력/집중력 저하, 기분장애, 성욕 저하를 호소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은 코골이, 숨 멈춤 등의 야간 증상 호소 없이 다소 비특이적인 주간 증상만을 호소하기도 하므로, 임상적으로 의심이 된다면 적극적인 수면다원검사 시행이 필요하다.
어지럼증은 많은 질환에서 발현 혹은 동반되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성인에서 현훈(vertigo)의 평생 유병률은 7%, 광의의 어지럼증은 25%까지 보고되어 있다[6-8]. 또한 어지럼증은 일상 행동 및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어 뚜렷한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는 증상이기도 하다[9,10]. 다수의 OSA 환자들 역시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Sowerby 등[11]이 어지럼증과 OSA의 연관에 대한 연구를 제시한 이후 두 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다수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12,13]. 그러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수면 임상의들의 인식은 높지 않아, 수면 클리닉에서 OSA 환자들의 어지럼증 호소는 묵과되는 경우가 많다. 본 종설에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OSA와 어지럼증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고, OSA에 동반된 어지럼증에 대한 진단적, 치료적 접근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 론
역 학
많은 OSA 환자가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다수의 연구에서 OSA와 어지럼증의 연관성을 보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OSA 환자의 어지럼증 발생률에 대한 데이터는 비교적 제한적이다. 대만에서 시행된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전국 코호트 연구에서, OSA 환자의 1, 5, 8년간 현훈 누적발생률(cumulative incidence)은 각각 1.2%, 5.0%, 7.4%였고, 여성에서 유의하게 더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14]. 해당 코호트에서 메니에르병, 척추뇌저동맥부전, 뇌종양 등 현훈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을 사전에 배제한 점을 감안하면 이는 높은 수치이다. 또한 이 연구는 OSA 군에서 연령 및 성별을 매치한 non-OSA 군에 비해 유의하게 높은 발생률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위험비율 1.71, 95% 신뢰구간 1.48-1.97), 위험 분석에서 OSA가 고혈압, 당뇨 등의 다른 동반질환과는 독립적인 현훈 발생의 위험인자임을 보여주어 OSA와 현훈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였다.
현훈이 동반된 OSA 환자들의 특성에 대해서는 위의 연구 외에 Chen 등[15]이 최근 단일기관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171명의 OSA 환자를 분석한 결과 중 58명(34%)이 진단 2년 이내에 현훈을 경험하였고, 이 환자군은 현훈이 없는 OSA 환자군에 비해 여성, 고령의 비중이 높았으며, 수면다원검사 분석에서는 렘수면 연관 OSA의 비율이 높았다. 현훈이 동반된 환자군의 인구학적 특성은 위에서 언급한 코호트 연구와 일치하며, 렘수면 연관 OSA의 비중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인구학적 특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위의 연구들과는 반대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들 중 OSA의 유병률을 조사한 연구도 최근 발표되었다. Mass 등[16]은 어지럼증으로 진료를 봤었던 성인 704명에게 OSA 스크리닝 도구인 STOP-Bang 설문조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 어지럼증 환자 중 20%가 OSA의 고위험군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대부분(83%)은 남성이었으며 어지럼증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했다. 이 연구에서는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하지 않아 정확히 OSA를 진단받은 환자군은 아니라는 한계점이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어지럼증과 OSA 간 상관관계가 있음을 뒷받침한다.
병태생리
OSA에서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기전은 다양하다. OSA는 전정기관 손상,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 소뇌의 구조적/기능적 변화를 일으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OSA에서 발생하는 반복적 저산소증이 이러한 변화에 주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OSA와 동반되는 다양한 질환들이 직간접적으로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전정기관 손상
말초전정기관의 손상은 어지럼증의 원인 중 하나이며, 여러 연구에서 OSA 환자들의 말초전정기능 저하가 보고되었다. 온도안진검사(caloric test)를 시행한 연구들을 살펴보았을 때 정상군과 비교 시 OSA 군에서 전정 반사의 감소가 뚜렷하였다[17-19]. 다만 손상이 어지럼증의 발생 여부와는 일치하지 않았는데 저자들은 이를 중추전정기관의 보상으로 설명하였다. Xu 등[19]이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는 OSA 군에서 두부충동검사를 통해 후반고리관 기능 저하가 관찰된 바 있다. 한편 Kayabasi 등[20]과 Micarelli 등[21]은 중등도 이상(무호흡-저호흡 지수[apnea-hypopnea index, AHI]≥15)의 OSA 환자를 대상으로 온도안진검사 및 두부충동검사를 시행하여 각각 정상군이나 경도 OSA 군과 비교하였는데, 중등도 이상의 OSA 군에서 전정기능 저하 소견 외에 주관적 어지럼증 발생도 더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전정기능 저하와 어지럼증 자체와의 연관성이 연구마다 다르게 보고된 이유는 포함된 대상자의 OSA 중증도 차이 때문으로 생각되며, 중증도가 높을 때 전정기능 저하가 어지럼증 발생으로 이어졌다.
경부와 안구 전정유발근전위(vestibular evoked myogenic potential) 검사 상에서도 OSA 군에서 잠복기는 연장되고 진폭은 저하되었는데, 이는 전정척수반사경로의 기능 또는 구조적 변화가 있음을 시사한다[19,22]. 비디오안진검사에서는 중등도 이상 OSA 군에서 경도 OSA 군에 비해 안진이 많이 관찰되었다는 연구가 있으며, 해당 연구에서 안진을 보인 환자들의 롬버그 검사, 일자보행을 포함한 소뇌검사는 모두 정상으로 중추신경계보다는 말초전정기관이 OSA에 더 취약함을 알 수 있다[20]. OSA 환자들에서 이처럼 전정기관의 기능 저하가 관찰되는 기전은 아직까지 명확하지는 않다. Besnard 등[23]은 수면과 연관된 신경가소성(neuroplasiticity)이 전정기관 손상 시 발생하는 적응 및 보상기전에 역할을 하는데 OSA에서 발생하는 수면의 질 저하가 이러한 작용을 저해한다는 가설을 제시하였으며, 기존 연구에서 증명된 수면 박탈이 전정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것을 그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수면-연관 신경가소성이 직접적으로 전정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는 없어,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자율신경계 변화
OSA에서 자율신경계 변화는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무호흡이 있는 동안 부교감신경의 활성으로 심박수와 혈압이 감소하고, 호흡이 돌아오면서 교감신경의 활성으로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교감신경이 점차 활성화되어 압력반사민감도(baroreflex sensitivity)가 감소하고[27], 혈청 또는 소변 카테콜아민은 증가한다[28]. 부교감신경의 활성을 반영하는 심박동수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는 중증 OSA 군에서 감소하였다[29]. 이러한 자율신경계 손상은 OSA에서 주간졸림, 야뇨, 성욕저하 뿐 아니라 심혈관계질환[30], 혈당조절장애[31]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OSA에서 나타나는 자율신경계 기능 저하가 직접적으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진 않았으나, 만성 지속 어지럼증을 느끼는 환자에서 교감신경부전이나 과활성화가 관찰됨을 보았을 때 연관성이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32].
소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
OSA는 중추신경계에도 영향을 주어 실행능력, 주의력,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저하를 일으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33]. 이 기전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뇌영상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다수의 연구에서 OSA 환자에서 소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가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확산텐서영상(diffusion tensor imaging) 연구에서 OSA 환자의 뇌는 중간소뇌다리, 소뇌심부핵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변화를 보였고[34], T1강조영상을 이용한 뇌 구조 분석 연구들에서도 소뇌의 회색질 감소가 확인된 바 있다[35,36]. 또한 기능자기공명영상 연구에서도 소뇌의 다양한 네트워크에서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에 변화가 관찰되며 이는 OSA 환자에서 소뇌 기능의 저하를 시사한다[37].
저산소증에 의한 허혈 손상
OSA에서 중추신경계 및 자율신경계, 말초신경계 손상을 일으키는 주된 기전은 저산소성 손상(hypoxic injury)으로 설명된다. OSA의 전정기능 저하에 관한 연구들에서 전정기능의 손상 여부는 최저 산소포화도나 평균 산소포화도와 유 의한 연관이 관찰되었다[18,21]. 전정기능 평가 시 반고리관보다는 이석기관에서 변화가 더 뚜렷하였는데, 반고리관이 이석기관에 비해 혈류공급이 풍부하기 때문에 저산소증으로 인한 허혈성 손상에 비교적 강함을 추측할 수 있다[19].
자율신경계 변화 또한 저산소증의 정도와 연관성을 보였는데, AHI는 기립경사검사와 발살바 검사에서 혈압저하 정도와 비례하였으며[40], 산소탈포화지수(oxygen desaturation index, ODI)는 HRV 검사에서 교감신경 활성도와 비례, 부교감신경의 활성도와는 반비례하였다[29]. 뇌영상검사에서도 AHI와 ODI는 소뇌 회색질의 부피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소뇌의 일부영역에서 기능적 연결성과 최저 산소포화도가 유의하게 연관되었다[37,41].
SA는 심뇌혈관계의 허혈성 질환과도 관련 있는데, 이로 인해 어지럼증이 동반될 수 있다. OSA는 뇌졸중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이며, AHI가 높을수록, 당뇨, 고지혈증 등의 혈관 위험인자가 동반될수록 발병 위험이 높은데, 소뇌 또는 뇌간 뇌졸중의 첫 증상이 급성 어지럼증으로 발현될 수 있다[42,43]. 또한 OSA는 이소성 심실맥(ventricular ectopy)을 증가시켜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을 유발시키며, 삽입형 제세동기가 필요할 정도의 악성 심실 부정맥의 독립적인 위험인자이다[44]. 심부정맥으로 뇌혈류가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현기증 같은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심인성 어지럼증
정신/심리적인 문제는 어지럼증과 긴밀한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다. 여러 정신 질환들이 어지럼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심인성 어지럼증(psychogenic dizziness)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지럼증에 의해 정신/심리적 문제가 유발되거나 악화되기도 한다[45]. OSA는 정신 질환의 독립적인 위험 인자는 아니지만, 염증, 산화스트레스 등의 생리학적 조절 이상, 대사증후군, 중추신경계 변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영향을 준다[46]. 실제로 주요우울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에서는 OSA 유병률이 일반 인구에 비해 높다. 따라서 OSA 환자에서 동반된 정신/심리적 문제가 심인성 어지럼증을 일으키거나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 어지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OSA에 동반된 어지럼증 평가
주관적 평가
어지럼증은 환자가 호소하는 주관적인 증상으로 설문지나 척도를 통하여 평가할 수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Dizziness Handicap Inventory (DHI), Activities-specific Balance Confidence scale, Functional Level Scale of the AAO-HNF, Vestibular Disorders Activities of Daily Living Scale이 사용되며, 한국어 번역판으로도 개발되어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되어 있다[47]. 이 중에서 DHI는 기능적, 감정적, 신체적인 3가지 영역에서 어지럼증으로 인한 일상생활의 장애를 조사하며, 대다수의 수면연구에서 어지럼증을 평가할 때 사용되고 있다.
전정기능검사
OSA 자체가 전정기능을 저하시켜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반된 전정질환으로 인한 가능성도 있어 전정기능검사는 유용하다. 검사는 반고리관을 평가하는 온도안진검사, 두부충동검사와 이석기관을 평가하는 전정유발근전위검사로 나눌 수 있다[48]. 비디오안진검사는 전정계와 시각계의 정보를 통합하여 나타나는 안구운동을 평가하는 검사로, 동반된 중추성 및 말초성 어지럼증의 감별진단에 목적을 둔다[49]. 하지만 정량화가 어렵고 비특이적인 이상 소견도 있기 때문에 OSA 환자들의 전정기능 평가 도구로 사용하기에 제한이 있다. 수면연구에서는 비디오안진검사보다는 전정기능검사를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결과의 정량화가 가능하고 각 반고리관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두부충동검사나 온도안진검사를 비교적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세분화된 검증을 위해서는 반고리관과 이석기관 각각을 평가하는 검사를 함께 포함하여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
자율신경기능검사
자율신경을 평가하는 검사는 다양하며, 검사마다 평가하는 자율신경계가 다르다[50]. 전통적인 자율신경검사에는 심호흡수기, 발살바수기, 기럽경사검사가 있다. 발살바수기는 혈압과 맥박을 동시에 측정하면서 아드레너직 교감 및 부교감 신경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 심호흡심박동 반응은 부교감 신경기능을 평가하고, 기립경사검사는 아드레너직 교감신경을 평가한다. HRV는 심전도에서 R-R 간격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시간 및 진동수 측면에서 자율신경계의 활성도를 평가할 수 있다[51]. HRV는 OSA 환자들의 자율신경계 기능을 평가한 최근 연구들에서 주로 이용되었으며, 뇌전증, 뇌졸중 등 다른 신경학적 질환 연구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치료적 접근
일반적으로, OSA에서 AHI가 15 이상인 경우 및 AHI가 15 미만이더라도 졸림, 인지 저하, 불면 등의 증상이 있거나 고혈압, 허혈성심질환, 뇌졸중과 같은 동반 증상이 있다면 치료의 적응증이 된다[1]. 지속기도양압치료(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CPAP)는 가장 대표적인 OSA 치료로써 피로, 주간졸림, 불면과 같은 OSA 증상을 개선시킬 뿐 아니라[52]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킨다[53]. 그 외의 치료로는 경도 OSA나 CPAP에 적응하지 못하는 환자에게 구강 내 장치(oral appliance)나 체위 요법 등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일부 환자들에서 무호흡 증상을 개선시키며, 특히 CPAP 적응에 실패하거나 치료를 거부한 젊은 환자에게서 고려해볼 수 있다. OSA 환자에서 어지럼증이 동반되어 있다고 해서 OSA의 치료방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며, 현재까지 발표된 치료 관련 연구들은 OSA 치료를 시행하면서 동반된 어지럼증에 대한 개선 효과를 보고한 것들이다.
CPAP
지난 10여년간 OSA와 어지럼증의 연관성이 제시되기 시작하면서 OSA의 표준치료인 CPAP 치료가 어지럼증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Tanaka 등[54]이 CPAP 시행 후 어지럼증이 호전된 증례를 보고한 이후, Wang 등[55]은 임상시험을 통해 어지럼증 환자에서 CPAP 시행 후 OSA와 non-OSA군 모두에서 어지럼증 지표인 DHI 점수 개선을 보고하였다. 객관적인 검사를 통해 CPAP 치료의 어지럼증 개선 효과를 보고한 연구도 있다. Alessandrini 등[56]의 연구에서 12개월간 CPAP 치료를 한 OSA 환자들은 DHI 점수 호전 외에도 정적자세검사(static posturography)에서 흔들림이 유의하게 줄어들고, 두부충동검사에서는 이득(gain)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이 연구에서는 치료 전후 AHI 변화와 자세안정성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CPAP 치료가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자율신경계손상이나 여러 동반질환의 개선에도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도 다수 보고되었다. Noda 등[57]과 Ito 등[58]이 시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중등도 이상의 OSA에서 3-4개월 CPAP 적용군과 미적용군을 비교하였을 때 적용군에서 압력반사민감도가 호전됨을 확인하였고, HRV 역시 3개월 CPAP 후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29]. 또한 전정편두통, 메니에르병 등의 전정질환이 동반된 OSA 환자의 경우에서 CPAP 적용 후 어지럼증이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호전되었다[12,59]. 그 외 동반질환으로는, 중등도 이상의 OSA가 동반된 뇌졸중 환자에서 CPAP 적용 시 1년 후 modified Rankin Scale이 호전되었으며[60], 정신질환자에서도 CPAP를 적용하였을 때 약물요구량이 감소하고, 기분/행동 관련 증상들도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다[46].
결 론
어지럼증은 OSA에서 대표적으로 알려진 주간증상은 아니지만, 다수의 OSA 환자가 어지럼증을 동반하고 있으며 이는 뚜렷한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OSA는 말초전정기관 외에도 자율신경계, 중추신경계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전정질환, 뇌졸중, 정신질환 등 어지럼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여러가지 동반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따라서 OSA 환자들의 진료 현장에서 임상의들은 다른 주간 증상 외에도 어지럼증 여부에 대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으며, 어지럼이 동반된 경우 수면다원검사 외에도 개별화된 진단적 접근을 통하여 동반질환 여부를 감별하고 전정 기능 및 자율신경 기능 저하를 평가하는 것이 좋겠다. 또한 CPAP 등의 OSA 치료를 시행하는 단계에서도 동반된 어지럼이 함께 호전되는지에 대해 임상의는 지속적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연구적 측면에서는 OSA 치료의 어지럼증 호전 효과에 대한 전향적 연구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로, CPAP를 포함한 다양한 치료 방법에 대해 추후 임상 시험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